제목: 민들레영토 희망 스토리
저자: 김영한/지승룡
초판: 2005년 1월17일
-메모
P.72
오감마케팅: 촉각
영혼까지 편안한 소파
카페는 손님들이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곳인데, 편안함을 느낄 수 없다면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소파와 의자는 어떤 공간을 편안한 곳으로 기억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소품이다. 우리 카페를 찾는 손님들은 소파가 참 편안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소파와 의자가 너무 딱딱하면 오래 앉아 있기 힘들다. 반대로 너무 푹신하면 처음의 느낌은 좋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분이 축 쳐지는 느낌이 들어서 역시 좋지 않다.
나는 손님들이 소파에 앉았을 때 '어머니 품' 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지나치게 푹신함보다는 적절한 안락함과 행복감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딱딱한 스틸 소재의 소파보다는 패브릭으로 된 소파를 선호한다.
나는 소파와 의자를 기성제품으로 들여놓지 않고 직접 디자인한다. 소파의 크기와 넓이, 소파와 바닦의 높이, 소파와 테이블의 간격 등을 설계하여 전문제작업체에 의뢰한다. 때문에 인테리어 비용에서 소파와 의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 카페는 전체 매출액에 비해서 인테리어에 투자하는 비용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 카페를 생활예술공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투자비용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손님들이 우리 카페에 자주 오고 다른 사람까지 데리고 오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P.79
오감마케팅: 청각
감성을 일깨우는 클래식 음악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카페는 최신 팝송이나 유행가요를 들려주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나는 어떤 음악이 유행하는지도 잘 몰랐지만, 알았어도 음반이나 CD를 살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집에 있던 세미클래식 전집 카세트테이프를 가져다 틀었다. 그것도 내가 구입한 게 아니라 아는 분이 선물로 주신 것이었다. 그런데 손님들의 반응이 괜찮았다. 대화하기도 편하고 책을 읽는데도 방해가 안 되어서 좋다고 했다. 그 후 팝송이나 가요CD를 살 돈이 생겼지만, 민들레영토에서는 지금까지도 클래식음악을 주로 들려주고 있다.
나는 그전에는 클래식음악이 따분한 음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카페에서 자주 듣가 보니 클래식음악이 갖고 있는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되었다.
팝송이나 유행가는 곡의 길이가 몇 분 되지 않기 때문에 자주 바꿔줘야 했다. 한 가수의 노래를 계속 틀면 손님들이 금세 싫증을 냈다.
그러나 클래식은 곡이 길어서 한번 틀면 오래 들을 수 있고, 같은 곳을 두번 들어도 지루해하는 손님이 없었다.
우리 카페에서는 다른 카페보다 더 진지하게 대화에 집중할 수 있다. 그것은 클래식음악 때문이다. 대중음악은 곡이 짧아서 대화의 흐름이 자주 끊기지만, 클래식음악은 긴 곳이 많아서 오랫동안 대화에 집중할 수 있다.
클래식음악의 또 다른 장점은 직원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이다.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은 이직이 심하다. 하지만 우리 카페에서 일하는 직원은 다른 업소의 직원에 비해 근무기간이 2배 이상 길다. 클래식음악이 직원들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지구력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클래식음악은 비슷한 음이 반복되는 대중음악에 비해서 음폭이 크고 변화가 많다. 그래서인지 클래식을 많이 접하다 보면 이해심이 넓어진다. 화가 나서 목소리를 높이며 다투다가도 클리식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다스려진다.
그렇다고 클래식음악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클래식음악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두루 좋아하는 발라드풍 가요를 들려주기도 하고, 주말이나 시험기간이 끝났을 때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메탈음악을 틀기도 한다.
P84
고객이 원하는 문화공간을 만들어라
신촌 기찻길 옆에서 시작한 카페가 번창하여 고려대, 대학로, 명동, 경희대, 종로 등 여러 지역에 지점을 열었다. 이렇게 하나 둘 카페가 늘어가면서 모든 지점에서 동일한 느낌이 들게 할 것인가, 아니면 지점마다 다른 느낌을 줄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했다.
어느 날, 버스를 타고 변두리를 지나가는데 커다란 교회가 눈에 들어왔다. 그 교회는 겉은 화려하지만 주변과 너무 안 어울렸다. 조금 더 가자 이번에는 작은 교회가 있었다. 그 교회는 크기는 작지만 예뻐 보였다. 그 교회가 아름다운 건 주변과 잘 어울렸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 두 교회를 보면서 고민의 답을 얻었다. 건물의 외관이나 인테리어는 주변 환경과 잘 어울려야 한다. 민들레영토의 각 지점 또한 해당지역과 잘 어울리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나는 한 개의 지점을 새로 오픈하기 전에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조사한다. 그러면서 그 지역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살피고, 그 지역에 대한 애정을 자진다. 그리하여 지역의 특성과 주고객의 취향에 맞춰서 실내공간을 설계하고 테마를 설정한다.
문화카페로서의 민들레영토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공간이 신촌에 있는 신관이다. 신촌 신관은 지하1층, 지상6층 800평의 건물 전체가 카페이다. 건물에 들어서면 작은 정원을 만나고 입구에는 흔들의자가 있어서 중세의 성같은 느낌을 준다. 출입문에는 마스코드 역할을 하는 애완견이 있다.
지하1층은 영화와 공연을 볼 수 있는 공연문화의 공간이다. 첨단 조명, DVD, 고품격 음향시설, 초대형 스크린을 갖추었다. 평소에는 음악감상을 하고, 매주 2회 정기적으로 작은 콘서트를 연다. 모든 좌석은 편안한 소파여서 연인들이 많이 이용한다.
1층은 손님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영접의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기다리는 사람들이 책을 보거나 구입할 수도 있다.
2층은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공간이다. 모두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소원의 나무'에는 소박한 꿈을 담은 이야기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자연스런 분위기에서 다정한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공간이다.
3층은 아카데미 분위기를 내는 공간이다. 여기에는 4명이 이용할 수 있는 작은 대화방, 8명이 이용할 수 있는 토론방, 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미나실이 있다. 뿐만 아니라 세미나를 할 때 필요한 장비도 갖추고 있다.
4층은 학교 밖의 학교이다. 넓은 강의실과 영상실이 있다. 개인독서실을 갖추고 있어서 공부도 할 수 있다. 학교가 사회이고 사회가 학교이기를 바라는 공간이다.
5층은 창조의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자기만의 세계를 그림으로 그리고 대호를 나눈다. 넓고 시원하고 그림이 많이 있어서 감성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읻. 그림으로 나를 보고 그림 속에서 나를 찾는다.
6층은 하늘로 열린 공간이다. 테라스에 펼쳐진 야외 테이블에 앉으면 머리 위에서 별들이 쏟아진다. 동심의 세계로 통한 작은 문을 두드리는 동화의 공간이다.
나는 신촌 신관을 오픈하면서 스타벅스와 차별화된 우리만의 공간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스타벅스는 세계 어디에서나 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민들레영토는 여러 지역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그 지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